아니, 집안 뒤져보니 왠 CPU들이(….)

어제 저녁 이리저리 컴퓨터에 대해 알아보다 어느새 새벽이 되어 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집안의 산재해 있는 부품 박스들이 보여 “도대체 방 안에 뭐가 나올까?” 하는 궁금함에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형광등을 키며 이리저리 뒤적여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여러가지 물건들이 튀어나오더군요.

사용한 적도 없는 BX보드에 종류별로 튀어나오는 램들에 심지어 휴대폰까지…-_-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CPU였는데, 무려 4종이나(…)

그동안 컴퓨터질 하면서 부품 자주 안바꿨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잉여 부품들은 예비용을 제외하곤 제때 처분(판매가 아니라 남 주거나 버린) 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살아 있는 이 물건들이 심히 대견스러워집니다. 정말 추억의 CPU들이네요.

Pentium III 550MHz(Katmai), Celeron 400MHz(Mendocino), 800MHz(Coppermine)
(좌측 큰놈) – 펜티엄 3 550MHz. 코어명 카트마이(Katmai). S-Spec SL3FJ(정보 보러가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요세 말로 흔히 ‘벽돌’이라고 충분히 불림직한 이 물건은 펜티엄3가 처음 나왔을 당시의 패키지를 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펜티엄2는 슬롯1 방식의 위 사진과 같은 방식의 패키지를 하고 있죠. 따라서 기본적으로 기존의 메인보드들(440BX, LX 등) 슬롯1 패키지를 지원하는 보드들은 바이오스 업뎃이나 간단한 트릭으로 위 CPU를 지원 했습니다. 스펙상 펜티엄2와의 차이점은 클럭 뿐이었거든요(내부적으로 들어가면 펜티엄2에 SSE 명령어셋이 반영된 정도).
물론 이후의 코퍼마인으로 가면서 L2 캐시가 종전의 Half Speed 512KB였던 것에 반해 FC-PGA 370 소켓으로 패키지가 변경되면서 Full Speed 256KB로 바뀝니다. 최후의 펜티엄3 코어인 튜알라틴은 Full Speed 512KB로 비슷한 클럭의 윌라매스 코어 펜티엄4 성능을 눌러버리기까지 했던 명작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펜티엄3(카트마이)의 첫 클럭은 450MHz로 펜티엄2(데슈츠)의 최고 클럭과 같은 속도를 지녔습니다. 당시에는 50MHz 단위로 제품 구성을 하였으므로 위 카트마이 550MHz는 3번째 위치에 있는 제품이었죠. 600MHz로 슬롯형 펜티엄3는 끝난걸로 알고 있으니 이놈은 두 번째로 높은 클럭을 지니고 있는 놈이었네요.

작동 가능한 상태에서 분해가 됐으니 아마도 작동이 가능한 상태일겁니다. 마침 보드도 있네요(..). 근데 이건 제가 써본 적이 없는 놈입니다.

(좌측 사진 오른쪽 상단) – 셀러론 400MHz, 코어명 멘도시노(Mendocino), S-Spec SL3A2(정보 보러가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제 두 번째 PC에 들어갔던 셀러론 400MHz입니다. 당시 쓰던 보드는 ECS의 440LX보드였는데, 그것들은 어디에 갔는지 메뉴얼과 드라이버 시디만 남아 있고 CPU만 덩그러니 집안 구석에 짱박혀 있었네요. -_-

셀러론으로서는 두 번째 코어이자 보급형 PC의 핵심을 담당했던 코어였습니다. 이놈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셀러론에 대해 설명을 해드려야 하겠군요.

당시 셀러론은 펜티엄2가 L2캐시 덕분에 너무 비싼 나머지 당시 경쟁중이던 다른 CPU(AMD K6-3D 등)들에게 점유율을 뺏길것을 우려해 만든 저가/보급형 CPU였습니다. 처음으로 나왔던 코빙턴(Covington) 코어는 L2캐시가 없이 266, 300MHz로 출시가 되었는데, 이것이 성능이 너무 구려 오히려 안내놓은 것만 못한 상황이 되어버린 탓인지 4개월만에 128KB의 L2 캐시가 포함된 멘도시노(Mendocino) 코어를 내놓습니다.
당시 펜티엄2와 구분되던 차이점은 L2캐시는 1/4에 불과했지만 Half Speed(클럭 대비)였던 펜티엄2와는 달리 Full Speed였다는점이었는데, 이것은 특정한 상황에서는 동클럭의 펜티엄2의 성능을 앞지르는 결과도 가져왔던 적이 있었던걸로 압니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코어였죠.

멘도시노 코어는 466MHz까지 출시되었고, 슬롯1과 소켓 PPGA 370 패키지 모두 대응했었습니다. 이 CPU는 아마도 사망해서 코퍼마인 셀러론 800MHz로 갈아탔던 계기가 되었던 놈이 아닌가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좌측 사진 오른쪽 하단) – 셀러론 800MHz, 코어명 코퍼마인(Coppermine), S-Spec SL55R(정보 보러가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놈은 제 세번째 PC에 들어갔던 놈입니다. FC-PGA 소켓 370으로 넘어오면서 보드도 ASUS의 CUSL2-C(i815EP, 정보 보러가기)를 사용했었습니다. 코퍼마인으로 오면서 펜티엄3와 셀러론은 같은 코어명을 처음으로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후 코어명도 사실상 L2캐시와 FSB 클럭 스피드밖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쭉 같은 코어명을 쓰게 됩니다.
ex) 튜알라틴(Tualatin)

이놈도 정상동작하는 놈인데, 처음으로 FSB를 133으로 올려 1066MHz로 썼던 기억이 나네요. 것땜에 쿨러도 2번이나 바꾸고 말이죠. 이후 애슬론 2500+로 업글할 때 부랴부랴 떼느라 서멀구리스도 제대로 안지웠네요(…). 이놈은 박스와 쿨러까지 완셋으로 있습니다.

(오른쪽 사진) 펜티엄4 2AGHz, 코어명 노스우드(Northwood), S-Spec SL68R(정보 보러가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것도 쓴 적이 없는 물건인데(…), 아마 친구집 컴터 업그레이드할 때 떼온 물건 같습니다. 쿨러도 같이 있거든요.
넷버스트 아키텍쳐(정보 보러가기)를 처음으로 채용한 펜티엄4는 초기 펜티엄4 코어인 윌라메스(Willamatte)의 성능이 형편없어 보급이 더딘 상황에서 나와 본격적인 펜티엄4의 판매매출에 기여한 CPU입니다. 그 중 2GHz 제품은 노스우드 코어 중 딱 중간에 끼어있는 제품군이였습니다. 지금은 구하기가 좀 힘들다는군요?(수집가한테 팔까…?)

직접적으로 AMD의 Athlon XP와 경쟁하는 CPU였기도 했는데, 상대적으로 싼 애슬론 XP의 가격때문에 저도 2500+를 썼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유명한 그래픽카드만 3번(R9600XT > GF5900XT > X800Pro) 바꿨던 플랫폼이었죠. -_-

이렇게 집에 고풍스런 물건들이 많다니, 언젠가 정리해서 소장가치 있는 물건들 빼고 싹 다 버려야겠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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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l Celeron – Wikipedia, Intel Celeron(http://en.wikipedia.org/wiki/Celeron)
Intel Pentium III – Wikipedia, Intel Pentium 3(http://en.wikipedia.org/wiki/Pentium_III)
Intel Pentium IV – Wikipedia, Intel Pentium 4(http://en.wikipedia.org/wiki/Pentium_IV)
Netburst Architecture – art.orient’s 넷버스트 아키텍쳐(http://minjang.egloos.com/1041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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